[X-파일/뉴스레이다] 벤처육성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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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제2의 벤처혁명을 공언하며 코스닥 살리기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업계는 물론 관련부처 사이에서도 손발이 맞지를 않습니다.
한정원 기자, 무엇이 문제입니까?
[기자]
거창하게 말은 해놨는데 정작 어떻게 할지 액션플랜이 없다는 것이 문젭니다.
더욱이 코스닥거품 붕괴이후 클린화작업을 위해 최근 2-3년간 관련규정을 강화해왔는데요.
규정강화작업이 이제 겨우 구체화되는가 했더니 이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끓으면 규제를 강화하고 식으면 완화하는, '냄비규제'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재경부는 한다는 입장인데,먼저 진입.퇴출문제부터 살펴보죠.
정부측에서는 완화하겠다고 하는데요?
[기자]
몇차례의 진통끝에 지금의 강화된 규정이 시행된 것입니다. 올해부터 시행됐는데요.
등록시 자본금과 매출규모도 고려하고 등록했더라도 주가가 너무 낮거나 거래량이 너무 적거나, 또 불성실공시 등 문제를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시행 1년도 안돼 바꾸라하니 감독당국은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또 코스닥 도덕적해이..라는 등 도마위에 오르면 감독당국만 또 어려워질텐데요.
금융감독당국은 건전성 감독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일단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곤란한 상황에 처한 감독당국은 어떤 의견을 보이던가요?
[기자]
감독당국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벤처기업 육성에 나설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S: "건전성 감독이 최우선")
금융감독당국은 건전성 감독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는만큼 당연한 발언인데요.
금감위 관계자는 "아직 재경부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벤처육성을 위해 시장의 건전성을 담보로 내놓고 투자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오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금감위도 정부정책에 반기를 들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은만큼 무조건 반대 목소리만 높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벤처기업 육성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고 있구요. 상황을 살펴보고 융통성 있게 조정을 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감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입요건 등 시장 규제와 관련해 미세한 조정을 해왔고 실제로 시장규제를 강화한지 몇개월이 안된 상태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다시 조정을 할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위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금융분야에서 취할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검토에 들어갔구요. 실제로 기업 인수에 따른 절차 등을 완화해주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부의 벤처 육성 방안 논의는 어디서 시작된 건가요?
[기자]
먼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지나치게 부각된 면이 있습니다.
지난 8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벤처기업인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벤처시장을 '장맛비에 다 젖은 나무'에 비유한 일이 있는데요.
이 부총리는 "이 나무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불쏘시개로 안되고 석유를 뿌리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부총리의 눈에 띄는 발언으로 업계에서는 벤처붐이 다시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구요.
예컨대 코스닥시장의 가격제한폭이 15%로 확대된다는 등 구체적인 방안들까지 일부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지만
감독당국 관계자들은 일제히 "시장에 알려진 대부분의 방안들이 실무진 의견교환 조차 되지 않은 생소한 내용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벤처육성 방안에 대한 논의는 어느정도 진행됐나요?
[기자]
아직 공식적인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S: "전혀 논의된 바 없다")
감독당국 측은 "이 부총리가 벤처를 육성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들었지만,시장 활성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전혀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구상중인 벤처지원 대책은 각종 금융, 세제지원을 통해 벤처기업이 고용창출 등 경제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창구로 돈줄역할을 하는 코스닥시장과 제3시장을 활성화하려는 계획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태스크포스 팀 구성도 안된만큼 구체적인 방안은 일정이 잡히고 논의가 이루어진 후에 얘기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금감위 관계자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되 조화로운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구요.
하지만 과거와 같은 벤처 붐 일으키는 수준 아닐 것이라며 퇴출위기에 처한 기업 재기할 수 있도록 발판 마련해주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한다고 말은 해놨는데 막상 하려고 보니 얼마전에 자기 손으로 만든 규정일텐데요, 실무자들 "답답하시겠습니다."
한정원기자 jw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