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증시의 '안전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이 주식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등 연기금의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키움닷컴증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누적액은 지난 9월 말 현재 8조9천8백8억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말(1조1천7백22억원)의 8.8배에 달했다.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277∼1,000포인트선을 오르내렸지만 주식투자 규모가 줄어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규모는 2001년 이후 매년 1조∼2조원가량 증가,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내년에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지난 8월 이후 이달 10일까지 거래소 시장에서 1조4백9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연기금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가 2천1백20억원으로 최대였다. 이어 LG필립스LCD(6백99억원) 외환은행(6백42억원) ㈜LG(6백억원)의 순이었다. 순매도 종목은 삼성SDI(9백73억원) LG화학(2백25억원) 대림산업(2백14억원) 등이었다. 유경오 키움닷컴증권 리서치팀장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증자 물량 감소로 유통 주식이 급감하면서 약간의 주식 매수만으로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수급 측면에서 연기금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주식투자 확대 조치로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규모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