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경절인 지난달 1일 산둥성 자조우시(市)의 시왕소학교에선 운동회를 겸한 마을잔치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인근 장잉진(鎭)에 대규모 공장을 둔 세원혜업유한공사가 마련한 것.나이키의 전세계 29개 하청업체 중 하나로 중국에서만 연간 6백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는 ㈜세원의 현지법인이다.


1백여명의 주민들은 세원 덕분에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었다.


11일 세계적인 지속가능경영 전문인증기관인 BVQI가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장수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윤리·사회책임경영 세미나'에서는 ㈜세원과 FS코리아의 사회책임경영 성공사례가 발표돼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세원과 FS코리아는 모두 다국적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하청 중소기업.이들이 사회책임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근로자의 인권과 근로조건을 중시하는 빅 바이어들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처음엔 생존을 위해 등 떠밀리다시피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회와 밀착된 사회공헌 활동으로 발전,그 자체로서 성장의 든든한 밑천이 되고 있다.


지난 94년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세원은 지난 2002년 기업의 사회적 규범에 대한 국제인증인 'SA8000'을 획득했다.


한국내 기업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종업원들에 대한 복지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킨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


실제로 자조우 공장엔 2천5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비롯 오락장 영화관 헬스장 의무실이 완비돼 있다.


회사측은 또 일과 후 시왕소학교에 컴퓨터반 한국어반 영어반 등의 강좌를 개설해 2백여명의 종업원들에게 자기계발의 기회도 주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활동도 주효했다.


세원은 시설이 낙후된 지역내 초등학교에 해마다 10만위안(한화 약 1천5백만원)의 현금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비품 설비 등도 지원한다.


이 회사의 도종무 총경리(사장)는 "처음엔 나이키의 기준에 따라 종업원 복지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젠 지역사회로 공헌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활동 효과는 회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원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 나이키가 세원을 고부가가치 제품 납품업체로 등급을 매긴 것.이에 따라 요즘엔 미국 유럽 등에서 한화로 약 30만원에 판매되는 고기능 신발을 제작 납품하고 있다.


도 총경리는 "올해는 작년보다 15∼20% 정도 늘어난 1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이키도 우리의 각종 활동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두천 공장에서 손톱손질용구 족집게 손톱깎이 등을 생산하는 FS코리아는 근무환경과 복지에 주력해 에이본 부츠 막스앤스펜서 암웨이 테스코 등 빅 바이어들의 협력업체로 성장한 케이스.


공장을 방문하는 바이어들이 늘면서 수출액도 급증했다.


특히 5백만달러에서 1천만달러로 수출액이 늘어나는 데 6년이 걸렸던 것과 달리 SA8000 인증을 획득한 지난 2001년 이후엔 3년 만에 수출이 1천5백만달러로 증가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