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을 앞둔 재수생 K군(19세)은 요즘 마냥 불안하다.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고 부정적인 생각만 자꾸 떠오른다. 시험날 모르는 문제만 나올 것 같아 며칠째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초조한 마음에 문제집 풀기에 매달려보지만 머리가 아파 집중이 되지 않는다. 식욕이 없어 식사량은 줄었는데 화장실에 가는 횟수는 훨씬 많아졌다. 시험을 치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차올라 답답하다. 수능시험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K군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이 늘고 있다. 시험에 대한 불안은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겪게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긴장하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나 시험 당일에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수능 D-4를 맞아 수험생들의 시험불안극복 요령을 소개한다. ◆머리가 아플 땐 양쪽 눈 사이를 눌러주면 좋아 시험에 대한 불안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근육이 경직돼 머리가 아픈 '긴장성 두통'에 걸리기 쉽다. 뒷목이 뻐근하고 아프면서 머리 윗부분 또는 관자놀이에 무겁고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두통이 계속되면 구토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두통이 날 때는 양쪽 눈 사이를 누르거나 먼 곳을 바라보면 증세가 완화된다. 뜨거운 물수건으로 목덜미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긴장과 불안은 소화가 잘 안되고 윗배가 아파오는 '신경성 위기능 장애'의 주범이다.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보양식을 먹는 등 식사 패턴을 바꾸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평소대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여학생의 경우 생리통도 걱정거리의 하나다. 핫팩을 미리 준비해 시험보기 전에 아랫배를 마사지하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가벼운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초콜릿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마음 가다듬는 데는 복식호흡과 점진적 근육이완법이 효과 복식호흡은 불안을 떨치고 안정을 찾기 위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조용하고 쾌적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눈을 감고 해변이나 숲속 오솔길 같은 평온한 광경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코로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배에 숨을 담은 채 3초가량 참은 뒤 다시 천천히 내뱉는다. 5분씩 하루에 2번 정도 실시한다. 특히 시험장에서 손에 땀이 차고 가슴이 심하게 뛸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복식호흡과 함께 '점진적 근육이완법'을 활용하면 좋다. 점진적 근육이완법은 몸의 근육을 세게 수축한 후 다시 이완시키는 방법이다. 어깨를 귀밑까지 올렸다 내려준다거나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풀어주는 동작을 반복하면 긴장 해소에 도움이 된다. 6초 긴장,8초 이완의 방식으로 진행하며 근육의 느낌에 집중하도록 한다. 가벼운 운동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긴장을 해소한다. ◆아침식사 거르지 말아야 시험 전날 불안감으로 잠이 오지 않는다면 따뜻한 우유를 마시거나 샤워를 하면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에 손과 발을 담그는 것도 좋다. 시험 당일에는 식욕이 없더라도 반드시 아침식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공복 상태가 지속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긴장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뇌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더욱 필요로 한다. 포도당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밥 고구마 감자 등을 먹으면 좋다. 식사량은 약간 모자라게 해야 시험장에서 졸음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위에 부담을 주는 밀가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과거에 심한 긴장과 불안으로 시험을 망친 경험이 있는 수험생은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항불안제를 먹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수능 당일 항불안제를 복용하고자 할 경우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미리 약을 먹고 시험을 치르는 연습을 해볼 필요가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도움말·참고=대한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유준현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민원식·이승남·여에스더 저 '시험점수 올리는 건강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