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도 보고 쇼핑도 하고.' 세계 최대 할인점 체인인 월마트가 독일에서 '독신자 쇼핑의 밤(Singles shopping)'이란 이색 행사로 매출신장 등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독신자 쇼핑의 밤은 혼자 사는 미혼 남녀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쇼핑도 하고 이성 친구도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이벤트다. 독일 내 91개 월마트 할인매장에서는 이같은 개념의 '독신자 쇼핑의 밤'행사가 매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열린다. 미혼자들은 붉은색 리본이 부착된 쇼핑 카트를 끌며,자연스럽게 이성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미혼자 쇼핑객들은 매장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환대'를 받는다. 입구에서는 월마트의 미혼 남녀 직원들이 도우미로 등장,쇼핑객들에게 와인 한 잔과 자연산 굴을 공짜로 나눠주며 분위기를 북돋운다. 매장 내 곳곳에는 이른바 '연애 테이블(flirt table)'이 마련돼 있으며,이곳에서 미혼자들은 제비뽑기를 통해 1백유로(1백30달러)짜리 호텔 식사권과 초콜릿,와인 등도 선물로 받게 된다. 매장 내 미용실에선 할인된 가격에 머리를 해주고 옷 매무새도 다듬어준다. 고객들의 반응은 의외로 폭발적이었다. 선물도 받고 이성 친구도 사귈 수 있어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독일의 월마트 매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이들은 물론 이혼자들과 노인들도 몰려들고 있다. 주말 전 금요일 밤 근무를 기피했던 직원들도 이제는 앞다퉈 일하겠다고 자청할 정도다. 회사측은 "지난 1년간 이 행사를 통해 30여쌍이 결혼에 성공했다"며 "덕분에 금요일 밤 매출이 종전보다 25%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성공담은 미국 본사에도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월마트 독일지사 매니저들은 13일 본사 최고경영진과 미국 매니저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성공담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이다. 또 한국 캐나다 등 전세계 월마트 지사로부터는 성공 비법을 가르쳐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월마트는 종종 예상을 뛰어넘는 이벤트를 펴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창립자 샘 월튼은 고객유치를 위해 주차장에서 당나귀를 타는 행사를 벌였다. 미국 내 다른 할인점에서는 이동식 주택 차량에 대해 자정이 넘는 주차를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월마트는 주차장을 자유롭게 이용토록 해 고객 편의를 최대한 봐주고 있다. 월마트 중국지사는 매장 내에서 낚시대회와 빵굽기 강습회를 열어 쇼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월마트의 빌 베르츠 대변인은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색다른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튀는 아이디어를 판촉행사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