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정서를 무시말라." 서윤석 SK㈜ 사외이사(이화여대 경영대학원장)가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회 축출을 겨냥해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한 소버린자산운용의 행보에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서 이사는 12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앵글로색슨식 지배구조기준이 한국의 기업문화를 무시하고 있지만 (한국)기업의 지배구조는 한국의 기업 정서에 부합해야 한다"며 "글로벌 지배구조 기준의 문제점 중 하나는 단기적인 해결방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재벌은 고속성장과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느슨한 회계를 용인받아왔다는 것이 FT가 전한 서 이사의 주장이다. 서 이사는 "과거 룰의 적용을 받아왔던 사람을 새로운 방식의 법칙으로 심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경우 기업의 리더십이 불안정하면 노조가 일어선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며 주주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서 이사는 끝으로 "최태원 회장이 이런 문제로 물러나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서는 것이 SK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냐"고 반문하고 "내 생각에 최 회장을 몰아내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