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콜금리를 인하하자 은행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우선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최근 판매했던 고금리 특판예금의 역마진이 불가피해졌다. 또 시장금리연동 대출 금리는 즉시 내려가는 반면 수신금리는 단계적으로 인하돼 단기적으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여파로 시장금리가 단번에 0.20%포인트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고금리 특판예금에서 역마진 폭이 더욱 커지게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리 4.3%수준의 정기예금은 관리회계상 모두 역마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말부터 국민·하나·한국씨티·기업·제일·부산은행 등은 시장점유율 확대와 우량고객 이탈방지 등을 위해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0.5∼0.8%포인트 이자를 더 얹어주는 특판예금을 잇따라 판매했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기준으로 연리 4.0∼4.6%인 특판상품의 판매금액은 약 5조원에 이른다. 은행들은 자금조달의 역마진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5∼0.20%포인트 내리는 등 모든 수신금리를 인하할 계획이다. 강국신 국민은행 자금본부장은 "시장금리 추이를 봐가며 수신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리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본부장은 "은행 대출의 60%를 차지하는 시장금리 연동 대출은 시장금리에 따라 즉시 내려가지만 수신금리는 신규 가입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