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정상화된지 이틀만에 또다시 '막말 공방'으로 얼룩졌다. 12일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사법쿠데타' 등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헌법재판소를 정면 공격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도 거친 단어를 사용해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를 맹비난,대정부질문이 20여분간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하루종일 고성이 오간 정쟁속에서 질문다운 질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목희 의원,헌재 공격 파문 이 의원은 헌재의 위헌결정과 관련,"지난 10월21일은 국민과 국가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사법상국(司法傷國)'의 날"이라고 주장했다. 또 헌재 결정을 "총칼만 들지 않았지 5·16과 3선개헌,10월유신,5·17쿠데타에 버금가는 '사법쿠데타'"라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이어 "헌재의 정치적 결정,아니 사법적 쿠데타에 의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무효화됐다"며 "지금은 제2의 민주화운동을 시작할 때"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의원은 사전에 배포한 질문 원고에서는 위헌결정을 내린 재판관 7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한 뒤 "역사의 탄핵을 받기 전에 스스로 내려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단상으로 몰려가 "이게 무슨 대정부질문이냐.쿠데타적 발상"이라며 강력 항의했다. 곧바로 단상에 오른 정형근 의원은 "(이 의원 발언은) 헌정질서를 흔드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17대 국회는 해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대통령 총리 정면 공격 논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질의는 거의 하지 않고 '무식하다''꼴통이다'라는 단어를 써가며 대통령과 총리에 대해 일방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관습헌법을 '처음 들어본 이론'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법조인 출신인 대통령이 어떻게 모를 수 있냐"며 비꼬았다. 이 총리에 대해서도 정의채 신부의 발언을 인용,"인간성이 결여된 데다 부분만 볼 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안목이나 능력과 인품이 없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정형근 의원은 여권을 겨냥해 "저주의 굿판 운운하며 대립과 갈등만 초래하고 건전한 정책비판까지 수구 꼴통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좌파수구 꼴통세력"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최 의원의 질의 도중 김덕규 국회부의장이 마이크를 잠시 끈 것이 발단이 돼 소란이 일기도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