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고려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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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는 불경의 내용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용도에 따라 영산회상도 지옥변상도 등 교화용,후불탱화나 괘불같은 예배용,단청 벽화같은 장식용으로 나뉘고,장소별로 다른 게 놓인다.
대웅전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하는 영산회상도,극락전이나 무량수전엔 아미타불화,약사전엔 약사여래탱화,미륵전엔 미륵불탱화가 배치되는 식이다.
석가모니 시절 이미 생겼고 국내엔 삼국시대부터 그려져 고려 때 절정을 이뤘다.
고려불화는 주(朱) 녹청 군청 삼색을 기본으로 혼합색을 쓰지 않고 중간색은 바탕 위에 다른색을 덧칠하는 독특한 채색법과 금니 은니의 적절한 사용이 특징.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정교한 묘사와 치밀한 구도,독특한 도상과 다양한 소재로 과장과 억제,정신과 예술의 조화를 이뤄내 고려청자 금속활자와 함께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탱화라는 이름 아래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1991년 10월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수월관음도'가 1백76만달러에 팔리면서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남아있는 건 1백40점 정도로 아미타불화가 가장 많고 다음이 수월관음도 지장보살도 나한도 순이지만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어 국내엔 10여점밖에 없다.
일본 효고현의 사찰 가쿠린지(鶴林寺)측에서 도난당한 고려불화 '아미타삼존도'의 반환을 요구한다는 소식이다.
뒷면에 1477년과 1700년에 그림을 복구했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임진왜란 당시 약탈해간 문화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아미타삼존도는 아미타불과 좌우에서 보좌하는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또는 지장보살)이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형상을 담은 것(來迎圖)인데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중인 국보 218호가 가장 유명하다.
해외에 산재한 우리 문화유산은 확인된 것만 6만4천여점.개인소장품을 합치면 10만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일본에 있다.
삼성미술관의 아미타삼존도 역시 일본에 있던 것을 79년 고 이병철 회장이 되사온 문화재다.
가쿠린지의 불화가 약탈문화재인지 따지는 일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문화재 반환문제는 세계적인 난제다. 이번 사건이 우리 문화재를 되찾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