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한국은행이 어제(11일) 올 들어 두번째로 콜금리 목표를 내렸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전망이 예상치 못한 '깜짝 금리인하'로 나타났습니다. 과연 이번 금리 인하가 경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인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차기자, 어제 전격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어떤 효과 있나요? [기자] 금리 인하 자체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월 금리인하가 직접적인 내수회복으로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한 바 있어 이론적인 금리인하가 경기를 회복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합니다.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완화와 맞물려 자칫 부동산 투기를 되살리고 금리차이 역전으로 인한 외국으로 자금 탈출 등 부작용만 키우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고 전체적인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실세금리 하락에 따른 중소형 한계기업살리기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미 많은 얘기들이 나왔지만 왜 금리를 내렸나요? [기자] 결국은 내년에 예상되는 경기악화 우려감으로 정부당국의 경기부양의지에 한은도 동조하고 나선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하향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박승 한은 총재는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소비와 설비투자, 건설, 내수 모두 침체 상태이며 수출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전반적인 하향세'라고 진단하면서 '올 하반기 성장률은 상반기보다 떨어지고 내년 1분기는 올 하반기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보여 콜금리를 내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현재 유가와 환율 등은 성장에 마이너스로 작용하지만 물가에는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지적하고 '지금까지 경기와 물가의 중요도를 50 대 50 정도로 봤다고 하면, 이제는 경기를 55, 물가를 45로 보는 정도로 비중이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해 최근의 원-달러 환율과 기름값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 됐습니다. [앵커] 하여튼 금리는 이미 내렸다.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기자] 금리 인하가 경기진작에 실질적인 효과가 될 것인가는 미지수다. 금리인하가 경기에 도움이 되려면 은행들의 기업 대출이 확대되고 투자가 늘어야 하는데, 지난 8월 금리 인하 이후를 보면 실물경기에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제조업체 보유 현금이 44조원에 이르는 등 시중에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박 총재도 '금리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금통위원들도 이런 부정적인 측면에서 금리를 동결하자는 주장이 강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증시 등 금융시장에는 도움 주나? [기자]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860선까지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부담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증시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그 효과는 미미하다고 보면서 업종별로는 금리인하 수혜주들이 단기테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히려 주식보다는 채권시장을 선호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 밖의 금리인하로 채권시장에서는 시장금리가 20bp 이상 급락 했으며, 국채선물 가격도 50틱 이상 급등했습니다. 주식시장 보다는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지만 이 또한 시장의 신뢰를 잃어 증장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콜금리 인하가 있었던 지난 8월을 전후로 채권시장에 급격한 자금유입(8월 3.4조원, 9월 2.5조원의 순유입)이 이루어졌지만 콜 금리가 동결된 9월 중순부터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이렇다할 효과가 없다는 얘기인데 부작용은 없을까?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이른바 '유동성 함정' 빠져 자금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내 자금이 외국으로 빠져나갈 위험성이 있다는 부분인데 현재 10년 만기 국채의 유통수익률을 보면 미국이 연 4.25%인 반면 우리는 4.07%에 불과합니다. 올 연말에 한차례 더 금리조정이 있을 경우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는 추가로 더 인하되고 미국에서는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데 양국간의 금리차이가 줄어들면 외국인의 자금 이탈과 국내자금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이 이미 금리를 올린 상태여서 자금시장의 대혼란 위험성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