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는 한국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미국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중개업체들이 성업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고 아이템을 고가에 사고 파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외국의 경우 온라인게임에서 아이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우리나라 게임에서는 아이템을 얻고 레벨을 올리지 않으면 게임을 즐기는 데 많은 제약을 받는다. 반면 외국 게임은 아이템 없이도 즐기는 데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게임업체 전략도 크게 다르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노골적으로 아이템 거래를 부추기는 반면 외국 업체들은 정책적으로 이를 무력화시킨다. 게임 평론가 박상우씨는 "울티마온라인을 공급하는 EA나 에버퀘스트를 서비스하는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의 경우 특정 아이템 거래가 발각되면 이 아이템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거래를 막는다"고 설명했다. 게이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게임 업체가 아이템의 가치를 임의로 조정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이 게이머가 아니라 게임 업체에 있다는 개념이 분명하게 확립돼 있어 이런 조치가 가능하다. 블리자드의 모회사인 비벤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돈을 벌 셈으로 아이템 거래를 부추기지만 우리는 아이템 거래를 정책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