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12월 중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3년을 맞아 소매유통을 전면 개방하는 등 외자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다. 이에 따라 외자기업과 토종기업 간 서비스 시장 대전(大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WTO 가입 이후 시작된 대부분 산업의 보호 기간이 연말로 끝난다"고 최근 보도했다. ◆진입 장벽 낮아지는 서비스 시장=중국 서비스 대전은 유통시장에서 먼저 불이 붙을 전망이다. 우선 내달 11일부터 할인점 편의점 등 소매 유통이 전면 개방된다. 외자기업이 독자로 중국 내 어느 지역에서도 이들 소매유통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외자기업이 독자로 약국과 주유소도 운영할 수 있게 되고,도서 신문 간행물 등의 도매 시장도 외자기업에 전면 개방된다. 중국 정부는 또 올 들어 홈쇼핑에 대한 법률 근거를 마련한 데 이어 연말에 프랜차이즈 시행령을 만든다. 미스터피자 베이징법인의 허준 대표는 "외자기업이 지금도 프랜차이즈를 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소수에 불과했다"며 "프랜차이즈 시행령을 앞두고 외자기업의 진출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판매법안도 연내에 마련될 예정이다. 금융시장도 보호막이 크게 엷어지고 있다. 우선 외자은행이 중국 기업을 상대로 인민폐 영업을 할 수 있는 도시에 내달 베이징 쿤밍 샤먼 등 3곳이 추가돼 모두 16곳으로 늘어난다. 보험시장은 내달 11일부터 생명보험의 경우 15개 도시로 묶여있던 지역 제한이 철폐되고 단체보험 건강보험 퇴직금·연금보험 등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도로운수업도 외자기업의 연내 독자 진출이 허용되고 철도화물 운송업은 51% 이상 지분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특송업은 내년 말까지는 독자 진출이 허용되고,창고업은 연내 외자가 독자기업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중국투자 제조업 올인에서 벗어나라=중국 정부의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는 WTO 가입에 따른 것이지만 최근의 거시조정과도 무관치 않다. 중국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투자과열과 저조한 소비를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가 큰 3차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서비스업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3%(2003년 기준)에 그친다. 이는 선진국의 60∼70%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개도국 평균 수준(45%)으로만 끌어올려도 1조4천억위안(약 2백10조원)의 신규 서비스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협회 베이징사무소 최용민 차장은 "대중국 투자의 84%가 제조업에 몰려있는 한국도 산업공동화 우려가 없는 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베이징 궈롄컨설팅의 김덕현 박사는 "한국 소상공인들의 러시가 예상되지만 아직도 장벽이 높은 부분이 있어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