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닷컴 홍보팀에 근무하는 박나리씨(27)은 퇴근 후 곧바로 토익학원으로 향하는 것이 일상이다. 대리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토익성적표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직장생활과 토익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다른 직원들도 다 비슷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매달 토익에 응시하는 직원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박씨처럼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 1,2학년 때부터 토익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토익시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그 결과 응시자의 전반적인 영어 실력이 크게 올랐고 응시자 숫자도 많아졌다. 시험을 보는 시기도 하반기에 편중됐던 이전과 달리 연중 고르게 바뀌었다. 14일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응시자의 평균 토익 성적은 5백95.7점으로,5백81.3점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14.4점이나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토익위원회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최근에는 대학에서까지 토익강좌를 개설할 만큼 영어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고,대학생이나 직장인들도 영어학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성적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이 영어공부에 얼마나 열을 올리고 있는가는 공부를 위해 들이고 있는 비용을 봐도 잘 나타난다.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최근 국내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2천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토익시험 준비를 포함,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쓰는 연간 교육비는 1인당 평균 1백54만원에 달한다. 토익 응시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2002년 1백13만1천6백96명이었던 응시자는 지난해 1백68만7천5백12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도 이미 9월까지 1백52만7천1백48명이 토익시험에 응시한 상태다. 응시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은 대학 저학년생과 이미 직장을 가진 사람들의 응시율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업난으로 예전같으면 대학 4학년이 돼야 시작했던 토익시험 준비를 1학년이나 2학년 때부터 시작하고,직장인들도 이직이나 승진을 위해 취직 후에도 지속적으로 시험을 보고 있는 것.특히 직장인 토익 응시자의 증가 폭이 가파르다. 2002년 직장인 토익 응시자 수는 17만3천7백92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19만3천4백8명이 토익시험에 응시했다. 하반기에 편중돼 있던 토익시험 응시 기간이 연중 엇비슷하게 변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토익 비수기로 꼽히는 2월의 경우 지난해 응시자 수는 10만9천7백49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4만4천42명에 달했다. 하지만 토익 성수기인 8월의 경우 작년 응시자 수(16만9천5백89명)가 올해(16만7천9백25명)보다 오히려 많았다. 기업의 구직 시기가 연중으로 다양해져 토익을 준비하는 시기가 따로 없어졌으며,입시나 취업 이외의 목적으로 토익시험을 보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토익위원회의 분석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