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난공불락'(難攻不落)은 없다' 최근 일본 전자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을 향해 PDP, 반도체 특허소송 등 무차별공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가전이 오랫동안 자국 브랜드의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일본 시장에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한동안 한국 가전제품은 소니, 마쓰시타, 히타치, 도시바 등의 홈그라운드인 일본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지만 제품 경쟁력 향상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틈새 시장 공략이 주효하면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일본법인이 지난 3월 일본 시장에 내놓은 2도어 콤비 냉장고(5개 모델)는 지난달까지 현지에서 6만여대의 판매고를 기록, 올 연간 목표인 5만대를 이미 넘어섰다. 이 냉장고는 일본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다(多)도어 냉장고의 불편함을해소하고 냉동 기능을 중시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감안, 틈새 시장 공략 차원에서 철저한 시장 조사를 거쳐 출시한 제품. 이에 따라 회사측은 올해 현지 판매목표를 8만대로 상향조정했다. 일본식 다다미방의 경우 진드기, 먼지 등이 많아 피부염과 호흡기 질환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개발한 현지형 진공청소기 `쿠리마루'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일본법인은 현지 유명 유통업체인 가마, 다이키, 호맥과 공동개발해 새롭게 내놓은 쿠리마루 신제품에 대해 이들 3개 유통업체의 전국 450개 유통망을 통해 내년 1월21일까지 판촉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키로 했다. 회사측은 쿠리마루 청소기의 일본 매출을 내년 20억엔에 이어 2010년 50억엔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일본 외산 가전시장내 점유율도 냉장고의 경우 2002년 26%에서 33%로, 청소기는같은 기간 51%에서 62%로 각각 상승했다. LG전자는 틈새 시장 전략의 성공을 발판으로 PDP TV와 LCD TV 등 기술면에서 이미 일본업체들을 따라잡은 기술 선도 제품 공략에도 본격 시동을 걸기로 했다. PDP TV의 경우 현재 소니 61인치가 262만5천엔(약 2천700만원), 마쓰시다 65인치가 207만9천엔(약 2천100만원)인데 반해 LG전자의 60인치는 국내가가 1천500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PDP TV를 일본에 도입해도 가격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현재 42인치 1개 모델에 한해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PDP TV일본 수출 품목을 보다 대형으로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삼성전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MP3 시장을 겨냥, 지난 8월 초소형MP3 제품인 `YP-T5'를 일본 시장에 출시,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3일 도쿄 아오야마 UN대학에서 대규모 사회공헌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나눔 경영' 활동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삼성전자의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일본 IT잡지인 월간 `ASCII'로부터 우수 제품상을 받기도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해 현지 냉장고 판매대수가 연간 목표치(15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는 일본 가옥구조를 고려한 저조음, 슬림 사이즈의 미니밴으로 수년간 일본내 외산가전 시장에서 시장점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대우측은 최근에는 저가형 중국산 제품에 대항하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일본 트렌드를 디자인에 적극 반영하는 현지 밀착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가전업체들이 제품력, 기술, 디자인 등 상당 부분에서 일본 제품을 능가하며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향후 틈새시장 뿐 아니라 주류 시장에서도 가전 종주국인 일본내 한국 제품의 저변은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