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PC사업을 강화해 삼성전자와 양강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IBM과의 합작회사인 LGIBM을 분할,일부를 연말까지 합병키로 한 후 판매망과 영업망을 확충하는 등 PC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말부터 기존 양판점 전문점 외에 전국 1천여개 대리점과 직영점에서도 PC 프린터 복합기 등을 판매한다. 내년엔 대리점을 통한 PC 매출을 5천억∼6천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LGIBM 매출에서 LG측 비중이 3천5백억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1년새 PC 매출이 40∼70% 늘어나는 셈이다. PC 국내 매출이 연간 1조원선인 삼성전자를 수년 내에 따라잡는다는 목표도 세웠다. LG전자는 최근 대리점과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PC 교육을 실시했다. 관련 시스템과 인프라도 개선키로 했다. 또 우수 대리점 '톱스'를 중심으로 전국 1백50개 대리점에 연내에 15∼20평짜리 IT제품 부스를 구축하고 내년에는 IT 전문 부스를 갖춘 대리점 수를 5백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전략상품인 'X노트' 판매에 주력키로 했다. 그동안 IBM과의 계약 때문에 기업용으론 IBM의 '씽크패드'만 팔고 X노트는 팔지 못했지만 내년부터는 제약이 사라져 기업들을 대상으로 X노트 판촉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 3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1.6%,LGIBM이 19.6%를 차지했다. 일반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판매된 X노트의 점유율은 13∼14%로 12%를 약간 밑돈 한국HP나 도시바보다 높았다. LG전자는 LG그룹을 배경으로 기업용 PC시장에 진출하고 자사 유통망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점유율을 부쩍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장담한다. 또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에서도 HP 도시바 등 외국계 업체들보다 유리하다고 얘기한다. LG전자는 자사 대리점이나 직영점의 PC 비중을 삼성전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직영점인 디지털프라자의 PC 비중은 25%선이다. 송주익 LG전자 부사장은 "LGIBM의 PC부문을 흡수하고 나면 내년부터는 전국 대리점과 직영점의 PC 판매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C업계 역시 수익성에 중점을 뒀던 LGIBM과는 달리 LG전자는 점유율을 높이는데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M'이미지를 지우고 'LG'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초반부터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얘기다. PC업계에서는 LG전자가 IBM의 후광을 받지 않고도 순항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PC는 TV나 냉장고와 달리 고객 요구가 까다로워 기존 대리점이 제 몫을 할지 의문스럽다"면서 "우선 제품 디자인과 성능에서 소비자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오상헌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