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손익분기점 1127원 .. 90%이상이 "이미 출혈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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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화환율 급락으로 수출기업 10곳 중 9곳이 이미 출혈수출을 하고 있거나 이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5일 업종별 대표 수출기업 3백92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1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평균 환율은 1천1백27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손익분기점 환율을 현재 수준인 '1천90원대 이하'라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8.3%에 불과해 90% 이상이 출혈수출을 하고 있거나 이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대상 기업의 60.8%는 손익분기점 환율을 1천1백∼1천1백30원대라고 응답했으며 1천1백40원대 이상이라고 답한 기업도 30.9%에 달했다.
이 때문에 수출기업의 73.2%는 이미 계약한 수출분이 적자로 전환했거나 적자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적정마진을 확보하고 있다는 기업은 전체의 1.8%에 그쳤다.
무역협회는 조사시점의 환율이 1천1백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1천원대로 떨어진 현시점에서 수출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신규 물량 수주를 꺼리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산성이 맞지 않아 신규 수출을 꺼리고 있다는 응답이 70.2%에 달했으며 이미 맺은 수출 계약을 취소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7.5%나 됐다.
수출기업의 95.8%는 원화환율이 경쟁국 통화보다 하락폭이 커 가격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응답한 반면 4.2%만이 가격경쟁력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내년도 사업계획 기준환율에 대해 1천1백원대 이상이라는 응답이 92.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환율추이가 1천1백원대 아래에서 굳어질 경우 10개사 중 9개사는 사업계획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역협회내 무역연구소 신승관 박사는 "최근 원화환율은 주요 경쟁국에 비해 하락폭이 커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낳고 있다"며 "환율 악재가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내년엔 수출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