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보유세 개편협의' 혼선] 당론채택 계속 지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부동산 보유세 개편을 놓고 정부와 여당이 손발을 못 맞춘 채 파열음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지난 11일 고위 당정협의에서 합의된 종부세 도입 등 보유세 강화방안에 대해 "불황 때 세금을 올려 표 깎아 먹을 일 있느냐"며 강력 반발,여당의 당론 채택이 미뤄지면서 보유세 개편작업에 급제동이 걸린 것.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5일 오전에도 국회에서 당정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종부세 도입시기와 조세저항 완화를 위한 거래세 추가 인하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정은 16일 오전 재정경제부와 국회 재경위원회,행정자치위원회,정책조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토론회를 열어 다시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원래 이날로 예정됐던 종부세 당론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도 16일 토론회 이후로 늦춰졌다.
◆"20%대 지지율 더 떨어질 것"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원장은 이날 당정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종부세 도입에 대한 방향이나 원칙에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경기 침체기에 도입하는 문제,거래세 추가 인하,지자체의 반대 등은 좀 더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가 이날 당초 예정에도 없던 당정협의를 연 것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종합부동산세 당론 채택이 무산된 것과 관련,정부쪽 '논객'들의 도움을 얻어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이 반대론을 굽히지 않아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은영 의원은 "우리당이 앞장 서 종부세를 도입하려면 국민들로부터 욕 안 먹도록 다시 포장해야 한다"며 "지금 이대로 입법했다간 20%대인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인 정덕구 의원은 "집값이 폭등할 때면 몰라도 지금은 시기적으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종합부동산세를 왜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부가 논리를 더 다듬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경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의원도 "취득세나 등록세 등 거래세를 먼저 내려 놓고 그 다음에 종부세를 도입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거래세 인하도 지자체 조례가 아니라 아예 법에 반영해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득하는 정부와 당 지도부
정부와 여당 지도부는 당초 합의안대로 연내 입법을 거쳐 종합부동산세와 개편된 재산세를 내년부터 부과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 개편 주무부처인 재경부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해야 하며,불합리한 기존 재산세 체계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경부는 또 거래세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선 세수 차질과 지자체 반발 등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홍재형 정책위원장도 "여당이 정부를 밀어주지 않으면 누가 밀어주겠나.
정부가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게 여당"이라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차병석·박해영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