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수출주인 현대차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15일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는 장중에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대형주들이 모두 상승세를 달리는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인 끝에 결국 전주말보다 1.25% 떨어진 5만5천원에 마감됐다. 올 10월까지 전년동기대비 15%의 매출 증가를 보이는 등 고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로선 다소 실망스런 결과다. 이에 대해 조용준 대우증권 자동차기계팀장은 "올 6월 4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달 6만원선까지 근접해 가격 부담이 생긴 데다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해외생산 확대로 환율 변동의 영향력을 점차 줄여가고 있어 주가 조정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며 현시점을 매수타이밍으로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박성진 우리증권 연구위원은 "해외에서 생산해서 판매하는 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다 달러화 변동과 무관한 유럽지역의 수출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며 "주가가 달러 약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6.5%였던 해외생산 비중이 올 10월까지 26.3%로 확대됐고 내년에는 36.0%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증권사 강상민 연구위원은 "일본 도요타의 경우도 해외 거점을 확대한 80년 초부터 엔환율 변화와 무관하게 EPS(주당순이익)를 꾸준히 늘려갔다"며 "환율 변화보다는 해외생산 능력 확대에 무게를 두고 현대차의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이 안정되는 신호만 나타난다면 현대차 주가가 6만원선을 뚫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