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대폭락 1100원 붕괴 .. 1달러=1092원 7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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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하루새 12원 이상 떨어지는 대폭락 장세를 보이며 7년만에 1천1백원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주말보다 12원50전 급락한 1천92원에 거래를 마쳤다.
1997년 11월24일 1천85원10전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기록된 하락폭도 작년 9월22일(16원80전 하락) 이후 가장 컸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천1백원선이 힘없이 무너지자 기업들이 달러화 매도물량을 쏟아냈고 외환당국의 개입도 미미했다"며 "엔·달러 환율이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달러화 약세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매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1천95원대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환율하락 우려 발언이 전해지며 매수·매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외환당국의 개입이 확인되지 않자 장마감 무렵 낙폭을 더 키웠다.
원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엔·달러 환율은 장중 1백5.14엔까지 내려갔다.
외환당국은 이날 급락 저지를 위한 개입 여부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달러화 매도세가 더욱 강해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개입이 없으면 계속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당국의 개입 여력도 크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환율이 1천8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환율이 1천50∼1천7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바닥을 다진 뒤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절상률(작년말 대비)은 이날 현재 한국 원화가 7.9%에 달해 주요 경쟁국 통화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달러화가 작년말보다 3.0%(12일 환율기준),싱가포르 달러화가 2.7% 각각 절상됐고 일본 엔화는 1.6% 절상에 그쳤다.
달러화에 연동되는 중국 위안화는 환율 변동이 거의 없어 그만큼 한국의 수출상품 가격경쟁력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EU)의 유로화 가치도 올들어 달러화 대비 4.0% 절상되는 데 머물렀다.
한편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5.66포인트(0.65%) 상승한 882.33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4.11포인트(1.11%) 오른 372.91이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