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시장에서도 '프리미엄급'으로 불리는 대형 가전이 '대박'행진 중이다. 또 알뜰 소비로 저가실속형 제품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급 가전은 가전기술 발달과 웰빙 바람의 영향이 크다. 전자전문점 하이마트가 올해 1∼9월 매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5백만∼1천만원대를 호가하는 PDP TV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1백60%나 성장했고,2백만∼5백만원대에 이르는 고급 프로젝션 TV도 매출이 60%나 늘었다. 김치냉장고 또한 대용량 선호가 뚜렷하다. 1백30ℓ 이하 소형은 전년에 비해 25% 줄어든 반면 2백ℓ 이상 대용량 구입 고객은 65%나 늘어났다. 고객 2천4백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20%가 재구매 고객이었는데 그 중 70%가 용량 확장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세탁기도 고가 드럼 세탁기가 여전히 강세다. 작년에 비해 판매량이 20%나 성장했다. 그 중 용량이 10㎏을 넘는 건조겸용 은나노 살균 프리미엄급 모델은 전년 대비 5백%나 매출이 늘었다. 반면 일반 냉장고는 매출이 10%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은나노,카본나노 등 청정기술을 접목시킨 웰빙가전 제품들이 출시된 이후 웰빙제품도 수요가 집중되면서 올 들어 평균 20∼30%대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불경기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반대로 값비싼 웰빙형 프리미엄 가전제품은 꾸준히 매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업체들의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올 들어 삼성전자LG전자의 가전제품 매출 중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금액기준)은 70∼80%에 이른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해 50%를 넘어섰다. 가전시장의 프리미엄 바람은 웰빙과 명품 선호 추세에 따라 최근 1∼2년새 본격화됐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나노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고가 제품이 가격 저항없이 일상 생활 속으로 확산됐다. 명품 선호 현상은 프리미엄 가전을 매스티지(준명품) 대열에 올려 놓았다. 메이저 제조사들은 생존 전략으로 프리미엄 가전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디지털TV,냉장고,세탁기 등의 대체수요 대부분을 값이 비싼 프리미엄급 가전으로 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한편 극심한 불황이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실속구매행태도 자리를 잡았다. 날로 화려해져 가는 프리미엄 제품에 비해 실속 제품들은 기본적인 기능에만 충실한 알뜰 상품이다. 실속형 제품들은 초저가 세일 전면에 나서 알뜰족을 유혹하고 있다. 각종 세일과 기획 행사로 이들 실속제품은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하이마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능방송 이후 21인치 완평TV는 매출이 1백20% 늘어 실속 저가형 TV의 대표격으로 떠올랐다. 90만원대 일반형 냉장고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혼수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전자랜드21'이 내놓은 혼수가전 패키지 중 7백만∼1천5백만원대 프리미엄 제품군과 함께 2백만∼5백만원 미만의 저가 기본 패키지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