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수가 줄고 있다.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자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그래도 "매스티지족"이란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합리적 소비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실속형 상품을 개발하고 쇼핑외에 각종 생활문화정보를 제공하려는 백화점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백화점들이 어떤 합리적 소비를 제안하는지 살펴본다. ◆매스티지(Masstige) 트렌드 불황기이긴 하지만 무조건 싼 가격을 추구하지 않고 상품 가치를 고려한 합리적인 구매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매스티지'.대중을 뜻하는 'Mass'와 '고급품'이란 의미의 'Prestige Product'의 합성어다. 중산층을 중심으로 준명품 브랜드나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말한다. 롯데백화점은 디자이너 편집매장,프리미엄 멀티숍 등을 만들어 '고품질'과 '자긍심'을 구매하려는 매스티지족(族)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8월 본점 4층에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인 'N.W.S(New Wave in Seoul)'와 'Within Shop' 2개를 새로 열었다. 기존 브랜드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를 파고든 일종의 '브리지라인' 상품군을 취급한다. Within Shop의 경우 가격은 일반 숙녀캐릭터 정장보다 10∼15% 정도 비싸 투피스 65만∼95만원,원피스는 45만∼60만원 한다. 롯데는 지난 5월 프리미엄진(jean) 멀티숍 '데님 갤러리'와 유아전용 스킨케어 멀티숍 '더 베이비 스킨 캐어샵' 등 프리미엄 멀티숍을 열었다. '데님 갤러리'는 얼진 세븐진 블루커트 페이퍼진 등 외국 유명 프리미엄진과 제임스 펄스 등 상의 전문 브랜드로 구성됐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프리미엄진 전문매장인 '블루핏'과 수입 란제리 편집매장인 '르 바디',패션 캐주얼화 편집매장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품질은 명품이지만 가격은 낮춘 매스티지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프라다의 세컨드 브랜드인 미우미우,마크제이콥스의 마크바이마크 제이콥스,바네사 부르노 등이 그런 예다. ◆실속쇼핑 강조 롯데는 작년 가을시즌부터 PB(자체상표)상품인 '롯데 오리지널 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원사선정부터 셔츠포장까지 생산 전 과정을 세계적 제조업체인 홍콩 에스퀄사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맡긴 제품이다. 지난달에는 신축성있는 부자재를 사용해 목 사이즈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컴포트 셔츠'를 선보였다. 롯데는 앞으로 셔츠 뿐 아니라 남방과 캐주얼 셔츠,티셔츠,아웃도어 의류 등 다양한 직매입 상품을 한 매장에 모아 판매하는 편집매장 '챌린지 숍'도 구성할 계획이다. 요즘들어 1차 식품과 반찬을 소량 구매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세계 강남점 선어코너에서는 모든 생선을 토막 단위로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대파도 6개들이와 3개들이가 있을 경우,예년에는 개당 가격이 저렴한 6개들이가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값이 싼 3개들이 판매가 늘고 있다. 그래서 3개들이 대파를 전체 대파 진열상품의 20%에서 40%로 늘리고 있다. 타임서비스는 불황기의 기본.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은 오전 10시30분부터 한시간 동안,오후 7시부터 폐점때까지 하루 두차례에 걸쳐 값을 10∼20% 깎아주는 '굿모닝&굿나잇 서비스'를 오는 19∼25일 진행할 계획이다. 일부 품목에 한해서는 덤으로 10% 추가할인 해준다. 대전에 있는 갤러리아 동백점은 지난 9월말 일본의 '1백엔숍 다이소'를 6층에 3백20평 규모로 열어 백화점에서도 실속쇼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색 마케팅 백화점이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공간이란 이미지를 심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물건구매 이외에 상품 관련 정보도 얻고 트렌드도 읽을 수 있는 '페어(FAIR;전시회)' 형식의 행사를 늘렸다. 지난 10∼12일 중동점에서는 '제1회 김치페어'를 열고 '어린이 김장 체험관' '김치요리강좌' '김치건강강좌' 등을 통해 김치와 관련된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17∼24일 압구정본점에서는 '제1회 현대백화점 와인페어'를 개최한다. 세계 각국의 유명와인,와인셀러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와인강좌 와인파티 와인바를 통해 다양한 와인문화의 체험기회를 제공한다. 목동점은 22∼30일 '겨울스포츠 페어'를 열어 스키·스노 보드복 기획상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겨울 스포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조 아이스링크'도 함께 설치한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