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총 4천가구에 달하는 주공 3단지와 11단지의 재건축 이주 수요 때문이다. 하지만 매매가는 지난달 말 3단지의 사업계획 승인 후 반짝 상승세를 타다 다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정부 부처가 밀집해 있는 과천시가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무산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택거래신고제 등 각종 규제로 인해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셋값 한달 새 2천만원 안팎 급등 지난달 29일 주공 3단지의 재건축 사업계획 승인이 나면서 인근 전셋값이 급등세를 타고 있다. 3단지 세입자들이 이주를 위해 주변 아파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단지의 경우 과천시 주공아파트 1만3천5백여가구(총 12개단지) 가운데 약 23%(3천1백10가구)를 차지하는 대단지인 데다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인 11단지(6백40가구)의 이주 시기와도 겹쳐 전세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 달 전 7천5백만∼8천만원대를 형성하던 주공 16평형의 전셋값은 8천5백만∼9천만원으로,9천만∼9천5백만원이던 18평형은 1억1천만∼1억2천만원으로 각각 뛰었다. 1억6천만원이던 25평형은 현재 2억원선에 호가되고 있지만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 백학윤 영원부동산 대표는 "주로 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3단지에는 전세 세입자들이 특히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사업계획 승인 직후부터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내년 중반까지는 과천지역의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가는 반짝 상승 후 정체 임대와 달리 주택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묶인 이후 실거래가로 거래세가 과세되고 있기 때문이다. 별양동 동수원공인 관계자는 "한 달에 매매계약서 한 장 쓰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면서 일부 아파트의 호가가 상승하기도 했지만 큰 영향은 없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재건축사업 진척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공3단지 13평형의 매매가는 지난달 2억5천5백만원 수준이었지만 사업계획 승인 후 한때 3억2천만원까지 급등했다. 지금은 다소 조정돼 2억8천만∼2억9천만원선이다. 15평형은 3억6천만∼3억7천만원,17평형은 4억5백만∼4억1천만원 수준이다. 사업계획 승인 전보다 최소 2천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재건축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11단지도 덩달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3,11단지 이외 단지의 매매가는 수개월 전과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대지지분이 가장 넓은 2단지 16평형 가격은 3억6천만∼3억7천만원,6단지 25평형은 5억3천만원,10단지 33평형은 7억5천만원선이다. 건우부동산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 무산 후 아파트 소유자 중 일부가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였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3단지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호가가 다시 떨어지고 있고 시세보다 2천만∼3천만원 싼 급매물도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