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콜린 파월 국무장관 후임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16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목소리가 강해지면서 부시 2기 정부가 북핵문제 대응을 강경정책으로 전환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언론은 라이스 보좌관이 이르면 17일 국무장관으로 지명되고 그 후임으로는 강경파 성향의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반면 파월 장관에 이어 온건 성향으로 분류돼온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미첼 리스 정책기획실장,제임스 켈리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 북핵 외교라인도 줄줄이 교체될 예정이다. 미국 언론들은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강경파와 잦은 이견을 노출해온 온건파들이 일시에 퇴장하게 됐다"며 "파월의 사임과 라이스 지명은 보수파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스 지명은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맞게 국무부를 장악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지한파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앞으로 외교팀에서 온건한 국제주의자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라이스는 생소하지 않고 그동안 한국과 교감을 쌓아와 부담스러울 게 없다"며 "라이스가 보수파라고 해도 네오콘으로 무장되지는 않았고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온건파와 강경파의 입장을 잘 조율해온 것으로 볼 때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일변도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부시 재선 이후 미국의 내각개편과 대외정책 수정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스 기용은 큰 변수"라며 "대북협상에서 미국의 유연성이 떨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정종호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