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나홀로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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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되살아나고 있다.
증권사들이 최근 실적부진에서 벗어나 '턴 어라운드(급격한 실적호전)'에 성공한데다 인수.합병(M&A)등 구조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증권사 사장단이 최근 과당경쟁 방지에 합의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16일 증권주가 동반 급등한 것도 이같은 기대감의 반영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약세장 속 '나홀로 약진'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약세로 마감했지만 증권업종지수는 2.35% 상승,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업계 1위인 삼성증권(5.45%)을 비롯 대신증권(3.38%) 대우증권(2.88%) LG투자증권(1.88%) 등 대형사들이 모두 큰 폭으로 뛰었다.
M&A 매물로 나와 있는 SK증권도 5.21% 급등했다.
이로써 증권업종지수는 최근 5일간 7.7% 상승,이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3.8%)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실적 개선 등 호재 잇따라
증권주 강세의 배경은 무엇보다 영업실적 개선이 첫번째 이유다.
국내 증권사의 올 2분기(2004년 7∼9월) 실적은 전분기 대비 매출은 25.1%,영업이익은 38.5% 감소했었다.
하지만 10월에는 상황이 역전돼 턴 어라운드 분위기가 역력하다.
삼성증권의 경우 10월 매출이 전월 대비 1백82.1% 증가한 7백39억원에 달했고 영업이익도 35억원 적자에서 1백7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대우 현대 동양종금 등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권사의 영업실적을 좌우하는 거래대금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청신호'다.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7월 2조5백억원대에서 10월에는 2조7천억원대로 31% 증가했다.
게다가 증권사 사장단이 최근 간담회에서 '공정경쟁 규약'을 제정키로 합의,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높은 편이다.
조병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그동안 수수료 할인 경쟁 등으로 수익성 하락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과당경쟁 해소는 증권주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 상승은 '시기상조'
하지만 증권주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재의 거래대금은 증권주가 한 단계 '업 그레이드'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구철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루 거래대금이 3조5천억원 이상은 돼야 증권사들이 제대로 실적을 낼 수 있다"며 "펀더멘털(기업가치) 개선을 완전히 기대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업종 내 상위 6개사를 기준으로 할 때 증권사의 내년 예상 ROE는 7.4%로 비교 대상인 은행(17.9%)과 보험(11.2%)에 비해 훨씬 낮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