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자사주 매입을 16일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완료는 향후 국내 증시의 하락 요인이라기보다는 이 회사에 대한 외국인 매물을 줄임으로써 수급 상황을 개선시키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나스닥 등 해외 증시가 정보기술(IT)주 위주로 반등하고 있어 국내 IT주가 본격 상승하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삼성전자는 거래소시장에서 2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9월17일부터 매입한 자사주 물량은 모두 3백85만2천10주에 달하게 됐다. 당초 4백만주를 매입할 계획이었던 만큼 앞으로 매입 가능한 물량은 하루치 정도인 14만7천여주만 남아 사실상 자사주 매입이 끝난 셈이다. 자사주 매입 기간 중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크게 악화됐다고 발표한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물에 시달려왔다. 외국인 지분율은 자사주 매입 직전 58.06%에서 현재 54.77%로 떨어져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매입이 끝난 이후의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4백만주에 이르는 외국인 매도 물량이 자사주로 편입됨에 따라 유통 물량이 그만큼 줄게 됐다"며 "이는 삼성전자의 수급 상황이 크게 안정됐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장 사장은 "나스닥 등 세계 증시가 안정된 데다 연말 배당투자를 겨냥한 대기 매수자금 유입이 예상돼 있어 삼성전자의 반등을 기대할 만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의 기대대로 앞으로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IT주 순매수세로 돌아서면 국내 증시는 전고점인 930을 넘어서기 위한 2차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완료는 프로그램 매매를 매수 우위로 돌려놓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동안 현물가격이 일시적으로 고평가 상태를 보여 프로그램 매물이 상대적으로 쉽게 출회됐다"면서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현물 고평가 현상이 해소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줄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