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도 대거 적자로 추락 .. 철강재값 급등.환율 급락 '직격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상 최대의 수주 호황을 구가해온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잔량 소화 및 원자재 가격급등 부담에 더해 원화 환율 폭락이라는 악재를 만나 적자로 추락했다.
조선사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저가 수주물량 소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TX조선 등 주요 조선사들의 경영실적이 지난 3·4분기 적자로 반전됐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9백4억원과 4백14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은 영업이익이 각각 75.5%와 54.4% 감소했다.
조선업계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것은 각 사가 2002∼2003년 저가에 수주한 물량을 올해부터 본격 건조하기 시작한데다 원자재인 철강재 값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시황이 좋지 않았던 2002년 척당 평균 4천5백80만달러,2003년 5천1백31만달러대에 각각 1백2억달러와 2백26억달러어치를 대량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가격의 71∼80% 수준에 불과해 선박 건조기간이 1년6개월∼2년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내년초까지는 조선업계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원재료인 후판가격은 지난해 말 t당 45만5천원(동국제강 기준)에서 최근 75만원으로 64.8% 급등한 데 이어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 급락은 조선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저가 수주가 많았던 2002∼2003년 평균 환율은 달러당 1천1백91.85∼1천2백50.65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1천원대로 급락하면서 조선업계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들어서야 45억달러 규모의 외화자산에 대해 선물환 매도를 통해 헤징(위험회피)에 나섰으나 이는 전체 보유 달러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환율의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손실폭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