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이나 기관투자가들이 특정 업종 주식을 저인망식으로 매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해당 업종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기 때문이지만 일부 종목의 경우 인수합병(M&A)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와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바우포스트그룹이 대표적이다. 17일 현재 골라LNG는 대한해운 지분 21.09%를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관계회사인 게버랜트레이딩을 통해 현대상선(5.77%)과 한진해운(5.12%)도 5% 이상 사들였다. 또 같은 노르웨이계로 알려진 스타뱅거펀드도 현대상선 지분 6.39%를 확보,골라LNG와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골라LNG 등은 지분 취득과 관련,'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해 놓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골라LNG의 존 프레드릭슨 사장이 M&A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서는 투자목적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대한해운과 현대상선은 최근 우호지분 확대에 나서는 등 경영권 방어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반면 바우포스트그룹은 '알짜배기 제약주'를 대거 보유하고 있지만 골라LNG와는 달리 경영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바우포스트그룹은 현재 삼일제약 환인제약 현대약품 등을 각각 10% 이상,삼아약품경동제약을 각각 7∼8% 가량 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도 현대약품과 경동제약 지분을 1% 정도씩 추가로 장내 매입하는 등 제약주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바우포스트가 3년 전부터 투자한 현대약품 관계자는 "바우포스트그룹은 공시 내용에 대한 확인 외에 별도로 경영 사항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