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입 수능] 중위권 눈치 작전 치열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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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치러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학생과 교사들은 대체로 '평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EBS 수능강의에서 문제의 상당부분이 출제된데다 문제 형태도 지난 6월과 9월 치러졌던 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와 비슷했다는 것.다만 수리영역 '가'형(이공계 진학생용)과 외국어영역은 까다로운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이 대체로 쉬웠기 때문에 중위권 학생들간 경쟁이 어느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별 고사가 당락 결정할 듯=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수능이 쉽게 출제됐고 중위권이 두터울 것으로 예상돼 대학별 고사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의 유병화 평가실장은 "이번 시험은 전반적으로는 쉽지만 까다로운 문제가 적지않게 섞여 있었던 탓에 학생들의 성적분포가 '양파형'이 될 것으로 본다"며 "중위권을 이루는 학생들의 대학지원을 위한 눈치작전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올해는 표준점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 분포를 봐야 한다"면서도 "비슷한 수준의 지원자가 같은 학과에 몰리기 때문에 결국 대학별 논술과 면접을 집중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잠실고의 이원희 진학담당 교사도 "수능 시험이 무난해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가채점 결과가 나오면 학생들은 원하는 학교와 학과의 진학가능성을 타진하고 논술과 면접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재수생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 실장은 "지난해 시험을 본 재학생들은 6차 교육과정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하향 안전지원을 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반수생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재수생들이 어느해보다도 실력이 좋다"며 "학생부 등 신경쓸 것이 많은 재학생과 달리 수능에만 집중할 수 있어 재수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리'가',외국어만 어려워=수능시험을 접한 수험생과 교사들의 대부분은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언어영역과 수리영역은 학생들 대부분이 쉽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고 박경규군(19)은 "언어에서 쓰기는 평이했고 시가 좀 생소했지만 어렵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며 "수리 '나'형 역시 계산이 복잡한 문제가 없어 시간이 덜 걸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리영역 '가'형의 경우 어렵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부산고 출신의 재수생 김형우군(20)은 "수리 '가'형은 처음 본 유형이 5∼6개 나온데다 미분이나 적분,도형 이용 문제 가운데 어려운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 힘들었다"고 답했다.
외국어영역도 다소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이희종 경복고 영어교사(29)는 "어휘와 어법 부분이 어려웠다"며 "문맥에 맞는 어휘를 선택하라는 문제에서 막힌 학생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대체로 어렵지 않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가운데 몇 개 과목에서 까다롭게 출제된 문제들이 다소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와 한국지리 화학2 등 일부 과목에서는 생소한 응용문제가 출제됐다고 느낀 수험생이 더러 있었다.
송형석·정인설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