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 금융 위기를 경험한 1999년 이후 국내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총액은 이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아졌다. 배당 관행의 변화는 한국경제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이 압축돼 있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IMF체제 이후 한국 경제와 증시는 △저성장 △저금리 △주주 중시 관행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됐다. 이들은 모두 배당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들이다. 한국 경제가 '과잉투자형 고성장 경제'에서 '과소투자형 저성장 경제'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성장이 둔화되는 경제 체제에서는 재투자를 위한 내부 유보보다는 배당금 지급 확대가 궁극적인 주주가치 극대화에 부합하는 기업 행동이다. 최근 기업들이 배당성향을 늘리는 것은 이런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또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에 가까운 저금리 구조 정착 가능성과 시가총액의 44%를 점할 정도로 높아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김도 배당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배당투자를 대할 때는 단지 연말이라는 계절적 전략으로 접근하기보다 투자 원금을 장기간의 배당 수익 획득을 통해 회수하겠다는 좀 더 긴 안목이 필요하다. 점차 높아지고 있는 기업들의 배당성향을 감안하면 이런 새로운 접근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작년과 올해 기록적인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최근의 배당 관행과 외국인 지분율을 감안하면 앞으로 6∼7년간의 배당 수취액만으로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정도다. 통계적으로 배당 관련주들은 11월 중순∼12월 중순에 뚜렷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계절성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시세차익 획득이라는 관점에서도 현 시점에서의 배당투자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