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에 대한 한국 청소년의 이해도가 매우 낮아 금융교육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최현자 서울대 교수가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주관,금융감독원 후원으로 지난 9월 서울과 수도권 소재 11개 중학교 2학년생 1천3백34명을 대상으로 금융 이해력을 측정한 결과 평균 점수는 1백점 만점에 40.11점에 그쳤다. 영역별로는 소득의 이해(44.66점)와 저축과 투자의 이해(44.15점)는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화폐관리의 이해(35.70점)와 지출과 신용의 이해(36.52점) 부분에서는 이해도가 낮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가계 월 소득이 1백만원 이상 가정의 학생은 평균 40.68점을 얻은 반면 1백만원 미만인 가정의 학생들은 평균 36.04점에 그쳤다. 또 보통예금 통장만 갖고 있는 학생의 평균 점수는 41.41점,보통예금과 정기예금 또는 적금통장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의 평균 점수는 40.06점인 반면 은행 통장이 없는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39.37점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경제학회가 이날 주최한 '새로운 경제교육의 방향 모색'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인 특유의 평등의식과 반(反)기업 정서가 시장경제 발전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경제 교육은 상당 부분이 실제 경제활동과 유리된 이론경제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청소년이 올바른 경제관을 갖추는 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교수(경제학)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인의 반기업 정서는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 기업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농업공동체를 근간으로 경제 및 사회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평등의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이끌어주는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제발표를 맡은 김경모 경상대 교수(사회교육학)는 "1960년대 이래 한국의 경제교육은 경제학의 개념과 이론을 배우는 활동으로 정의돼 왔다"며 "이 같은 경제교육은 소수의 경제학자를 길러내는 데 도움이 될지 몰라도 청소년들이 경제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기르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경제학 이론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의 경제 경험을 학교 경제교육의 출발점으로 삼는 '경제사회화 중심의 경제교육'으로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승윤·김동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