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내년도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성장보다는 내실위주의 경영에 치중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절반 이상 기업은 투자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지역 제조업체 2백15개사(대기업 39곳,중소기업 1백76곳)를 대상으로 '내년도 경영여건 변화와 기업 대응'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발표했다. 상의 조사에서 내년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업체는 73.0%에 달한 반면 호전될 것으로 전망한 업체는 27.0%에 그쳤다. 내년 경영에 가장 큰 위협요소로는 '소비부진 등 내수침체 지속'(42.8%)을 꼽았다. 다음으로 △원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26.5%) △환율불안 등 수출여건 악화(15.3%) △북핵문제·테러 등 안보위협(8.4%) 등을 들었다. 노사관계에 대해서도 악화를 예상한 업체(65.1%)가 호전을 예상한 업체(34.9%)를 크게 웃돌았다. 주요 현안으로는 △비정규직 문제 32.1% △인력 구조조정 32.1% △주5일근무 18.1% △연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12.6% 등을 꼽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61.9%가 우려를 나타냈으며 그 이유로는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 지속(39.1%)과 한반도 안보위협 증가(33.5%) 등을 들었다. 경영여건 악화로 내년에 매출확대·사업확장 등 성장위주 경영을 하겠다는 기업은 34.4%에 그쳤으며 당기순이익을 중시하는 내실위주 경영(43.7%)과 한계사업 정리등 구조조정 위주 경영(21.9%)이 대세를 이뤘다. 51.6%는 투자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으며 올해보다 투자를 줄이겠다는 기업도 1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의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는 △정책 일관성 유지 31.6% △규제완화 26.5% △노사관계 안정 14.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