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슈퍼대장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LG화학 석좌교수) 팀은 대장균 내의 유전자를 조작해 랩틴,베타 앤돌핀과 같은 인체 내 유익한 단백질을 원하는 형태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학명:eschrichia colli BL)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병원성 대장균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몸에 유해하다고 잘못 알려진 대장균은 인간이 만들지 못하는 일부 아미노산이나 비타민을 포함해 무려 2천여종의 대사 물질을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미생물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대장균을 발효 또는 증폭시키는 기법을 이용해 특이 유전자를 만들어내 이를 통해 단백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슈퍼 대장균을 개발해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대장균 세포 내 단백질 분해효소의 공격으로부터 유용한 단백질을 보호하는 '열충격 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하고 이 단백질 조절을 통해 의약품 등에 쓰이는 단백질의 생산을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했다. 현재 의약용이나 산업용으로 쓰이는 단백질 제품시장은 전체 생물산업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장균을 통한 단백질 생산은 그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교수는 "슈퍼 대장균을 이용하면 의약품,진단,효소,구조물 등 다양한 용도의 단백질을 세포질이나 주변 세포질의 원하는 위치에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앞으로 단백질 생산의 산업화와 관련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 팀의 연구논문은 오는 20일 발행되는 생물공학 국제저널인 '바이오테크놀로지 앤드 바이오엔지니어링' 11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릴 예정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