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상영된 일본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던 '러브레터'의 이와이 순지 감독(41)이 신작 멜로물 '하나와 앨리스' 개봉에 맞춰 내한했다.


지난 17일 개봉된 이 영화는 두 소녀 하나(스즈키 안)와 앨리스(아오이 유)가 한 소년을 만나면서 겪는 성장드라마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각본과 연출,음악과 편집 등 1인4역을 해냈다.


"영혼이 깎여지는 느낌이 들 만큼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극장을 나와 바로 잊어버리는 영화가 아니라 보고 나서 가슴 속에 남을 영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작품은 주제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기보다는 두 소녀의 생활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들 소녀는 학교 생활에다 클럽 활동,발레,오디션,그리고 연애와 가정문제까지 무척 바쁘다.


그러면서도 가장 큰 관심사는 연애다.


하나가 남학생과 사귀는 가운데 앨리스가 우연히 끼어들면서 두 친구는 복잡한 심경에 빠져든다.


"연애란 모두에게 신비로운 것입니다.


항상 처음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니까요."


파스텔조의 화면에서는 소녀들의 풋풋한 감수성과 사랑의 신비감이 물씬 풍긴다.


그러면서도 결말은 열려 있다.


예상된 결말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앗 벌써 끝나나' 하는 느낌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음악까지 담당하기는 처음입니다.


그만큼 부담이 컸지요.


일류 음악감독들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웠습니다."


한국 영화에 대해 그는 "촬영이나 조명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며 "일본의 영화 기술도 한국의 영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