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갈수록 악화되는 상장사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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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제조업체들의 저조한 3·4분기 영업실적은 기업경영환경이 얼마나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지 뚜렷이 보여준다.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2분기 연속 감소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데 매출액까지 줄어든 것은 충격적이기조차 하다.
내수업종은 물론 수출기업들까지 실적이 악화되고 내년 전망마저 결코 밝지 못한 상황이고 보면 정말 걱정이다.
기업 실적이 이처럼 나빠지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내수불황이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 앙등, 환율 급락 등 다양한 이유가 겹친 때문이다.
사상최대의 호황을 구가하던 조선업종마저 대폭적인 적자로 반전된 데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어떠한지 단적으로 읽을 수 있다.
대표적 수출업종인 전기전자와 운수장비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1%와 40%씩 각각 급감하는 등 우리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수출마저 둔화추세가 역력한 형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도 기업실적이 호전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4%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다 달러약세,고유가,중동정세 불안 등에 따라 세계 경제환경 역시 좋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기업투자가 부진하기 짝이 없어 우려를 배가시키고 있다.
지난 3·4분기 현재 상장사들의 부채비율은 92.9%로 전년말 대비 8%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여윳돈이 있더라도 신규투자를 하거나 설비를 늘리기 보다는 빚을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더욱이 대한상의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기업들은 내년에도 성장보다는 내실에 치중하는 경영을 계속할 예정인 만큼 경기회복 가능성이 더욱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투자 마인드를 살리고 경제 흐름을 되돌려 놓기 위해선 기업들이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것은 물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예측가능한 경제환경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뚜렷한 명분도 없이 또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강경일변도로만 치닫는 노동운동의 선진화를 도모하는 것도 대단히 시급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미 순방중 "한국 기업인들은 선진국 기업인들에 비해 훨씬 도전적"이라고 말했지만 도전적인 사람들의 도전정신,즉 기업가정신을 키워주는 것이 경제회복의 지름길임을 절대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