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는 18일 고려대 노동대학원 초청특강에 참석,"대부분의 분야에서 내수가 20∼30% 감소했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것은 반토막 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밝혀 내수 침체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이 총리는 내수 부진의 이유로 △가계부채 급증의 여파로 인한 신용 및 소비 위축 △갈 곳 없는 과잉 통화를 손꼽은 뒤 "국가부채가 많지 않아 10조원,20조원 풀어서 일시적으로 경기를 부양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넘기는 것인 만큼 양심을 걸고 그렇게 국가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 요구와 관련,이 총리는 "올해는 10조원 이상 번(이익을 낸) 대기업도 있고,1조원 이상 번 기업도 10곳이 넘는 호황이라 법인세 인하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이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수익모델에 관련된 고급인력과 고급기술을 개발해 놓지 않아 투자처를 못찾기 때문"이라며 "어렵더라도 인적자원 개발과 연구개발을 꾸준히 해나가야 경제가 발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 이 총리는 자신이 국보법으로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내란음모죄로 두 차례나 기소돼 안기부 조사를 받은 사실을 상기시킨 뒤 "사회가 역사적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발전시킬 것은 발전시켜야지 얼버무리고 가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이 총리는 "요즘은 쌀을 40kg 부대에 '대한민국'이란 빨간 글씨를 찍어서 북한에 배포하므로,북한 주민은 이것이 남쪽 쌀이라는 것을 알고 받는다. 북핵문제만 해결되면 남북관계는 실질적,비약적으로 발전할 단계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