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 가전업계 달러 약세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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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국내 공식수입원인 고진모터임포트는 지난 9월부터 독일 폭스바겐 본사와의 결제통화를 유로화에서 달러화로 바꿨다.
달러 약세와 상대적인 유로화의 강세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일본 및 미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채산성 확보가 어려운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지난달 출범한 아우디코리아는 아예 독일 본사와의 거래금액을 원화로 하고 있다.
유로화의 강세와 급격한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 부담을 우려,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원-유로 환율을 고정시켜 사실상 원화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 폭락으로 자동차 가전을 수입하는 외국 기업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 업체들은 달러 약세로 환차익이 발생,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반면 유로화 강세에 시달리는 유럽업체들은 결제통화 변경 등을 통해 환차손을 막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최근 고객 감소가 예상됨에도 불구,내년도 신차가격을 올해보다 2% 가량 인상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손실을 선물환거래를 통해 만회해왔지만 내년에는 이마저도 어려워 경영계획을 짜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차종별 옵션을 추가하면서 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웨덴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원-유로 환율이 지난해 1천2백원에서 1천4백원으로 상승하면서 발생한 환손실을 아·태지역 본부인 싱가포르 법인과 분담하고 있다.
유럽업체들이 판매부진에 따른 출혈경쟁과 환차손 우려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반면 미국업체들은 느긋한 표정이다.
올해 사업기준 환율을 1천2백∼1천2백50원대로 설정한 다임러크라이슬러 GM 포드 등은 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수입차업체들이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는 장기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는 등 공격적인 판촉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관계자는 "달러화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내년 신차 가격 책정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며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내년 1월부터 특소세가 환원,차값이 자동인상될 예정이어서 그동안 유럽,일본메이커에 밀려 판매부진을 면치 못한 미국업체들의 시장입지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E백색가전도 달러약세에 따른 환차익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분기마다 물품대금을 달러화로 결제하는 이 회사는 통상 결제시점 직전에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기 때문에 최근의 원화강세가 반가운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여유자금이 생겼지만 제품가격을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늘어난 이익의 상당부분을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심기·오상헌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