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TV드라마 틀려요" ‥ '사장 모르게 주총 소집'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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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TV 인기 드라마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에 한창이다.
TV 드라마들이 기업의 지배구조나 공시제도 등을 현실과 동떨어지게 묘사,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이미지를 전달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올해 높은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들었다.
이 드라마에서 자동차회사 대표이사로 등장하는 주인공 기주(박신양 분)가 대립관계에 있던 같은 회사 '최 이사'에게 "지난 2년 동안 저희 회사 주식 중에 10%가 넘는 주식이 (비밀리에) 최 이사님 쪽으로 넘어갔더군요"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어 최 이사가 기주도 모르게 임시주주총회를 소집,사장 해임 안건을 상정하는 내용도 등장한다.
금감원은 이는 현실을 크게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 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반드시 5일 이내에 공시해야하는 게 현행 규정"이라며 "비밀리에 10%가 넘는 주식이 변동됐다는 드라마 내용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총 소집은 이사회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최 이사 혼자 결정할 수 없다"며 "대표이사도 모르는 주총이 소집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외에도 '그녀는 짱'(KBS,2004년),'호텔리어'(MBC,2001년),'줄리엣의 남자'(SBS,2000년) 등 다른 인기 드라마에서도 기업 현실이 왜곡된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한국방송작가협회와 공중파 방송 3사에 공문을 보내 기업 경영활동을 다룬 드라마에 등장하는 잘못된 사례들을 예시하고 앞으로도 유사 사례를 계속 모니터하기로 했다.
오갑수 금감원 부원장은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질의가 있을 경우 금감원이 적극적으로 자문 역할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