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경계수위 넘어선 환율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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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움직임이 정말이지 예사롭지 않다.
어제는 이헌재 부총리가 "필요할 경우 행동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개입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무려 16원이 떨어져 달러당 1천60원대로 주저앉았다.
시장에선 '심리적 공황'이란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가뜩이나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황이고 보면,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달러표시자산이 많은 우리 기업들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리는 환율 급락(원화가치 급등) 현상을 더이상 안일하게 바라볼수만은 없는 선까지 온 것 같다.
시장 일각에서는 1천50원을 지지선으로 여기는 것 같으나 최근의 흐름을 보면 이를 지키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당장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이 어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약달러정책을 인정한 이후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비해 7년만에, 유로화는 사상 최고의 강세를 기록하는 등 달러약세 기조는 점차 굳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이번 주말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별도로 만나 중국 위안화의 절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아시아권에서의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
자칫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약달러정책이 아시아와 유럽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그로인해 각국이 환율방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른바 '통화전쟁'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가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달러가치가 앞으로 40% 더 절하될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정도까지 심각한 상황이 오지 않길 바라지만 이제는 정부와 기업들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때임에는 틀림없다.
우선 외화자산 운용전략을 재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달러화를 팔고 유로화나 중국 위안화 등 비(非)달러자산을 사들이는 현상이 뚜렷한 추세임을 감안하면 우리도 외화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위안화 절상 여부가 국제금융시장의 최고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중국의 경제정책 변화여부를 예의 주시하면서 그에 따른 대응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나 중앙은행 차원에서 달러약세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금융기구는 물론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의 공동노력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특히 달러약세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되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강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