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산 금호개발 사장 다이어리 경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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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냉정해 보이는데 따뜻한 면도 있으시네요. 저는 겉으로 따뜻해 보이면서 속으로 냉정한 사람이 더 좋은데…."(○○팀 ○○○)
"고객이 불만사항을 젊잖은 말로 보내왔지만,이건 아주 심하게 꾸짖은 거나 다름없어. 직원들에게 바로 알려서 고치자."(11월17일)
김성산 금호개발 사장이 양복 속주머니에 늘 넣고 다니는 '서비스 일기장'은 이런 글들로 빼곡하다. 대부분은 금호개발의 영업장인 렌터카 지점이나 콘도 등 현장을 돌면서 느낀 서비스 개선점들이다.
김 사장 뿐만이 아니다. 금호개발 전 임직원은 서비스 일기장을 늘 가지고 다닌다. 직원들의 90%는 거의 매일 서비스 일기를 쓴다. 물론 검사 따위는 없다.
김 사장이 작은 수첩 형태의 서비스 일기장을 제작해 전직원에 나눠준 건 올해 초. 매일 인터넷에 고객들의 칭찬과 불만이 올라오지만 스스로 느끼고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느끼는 작은 불만을 찾아내야 합니다. 칭찬도 불만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서비스 일기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직원들에게 서비스 일기장을 나눠준 지 몇달이 지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불만사항이 몰라보게 줄어든 것은 물론 자발적인 서비스 사례를 칭찬하는 고객의 글이 늘어만 갔다.
"렌터카 사업부문의 한 직원은 고장난 차만 발견하면 내려서 도움을 줬나봐요. 도움을 받은 한 외국인은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으니까요."
김 사장은 "고객을 맞이하면서 친절하게 웃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스스로가 고객의 입장에 서있지 못하면서 아무리 웃어봐야 소용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일 산업자원부가 주최하는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는다. 제조업체가 아닌 렌터카 및 콘도업계에서 훈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
그는 "서비스 일기장을 열심히 쓰고 개선해준 직원들 덕분"이라며 소감을 대신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