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계종의 총무원장과 원로의원을 지낸 석주(昔珠ㆍ서울 봉은사 조실) 스님의 영결식 및 다비식이 18일 오전 11시 부산 범어사 경내에서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봉행됐다.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은 영결법어에서 "어젯밤 금풍이 낙엽을 쓸고 지나가더니 우리 종문의 마지막 선지식이셨던 석주 큰 스님께서 말후구(末後句)를 보였다"면서"그 신령스러운 면목은 오고감이 없이 시방법계(十方法界)에 가득하다"고 추모했다.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영결사에서 "큰스님의 업적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극천하고 광대해 후학들이 보기에 스님께서는 가히 우리 종단의 큰 기둥이셨으며 주인이셨다"면서 "중생을 어여삐 여기사 여여(如如)한 모습으로 우리곁으로 다시 오시라"고 추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조윤재 경제보좌관이 대독한 조문 메시지에서 "큰스님께서 평생을 바쳐 이룩해 오신 역경불사와 불교혁신 등은 우리나라 현대불교를 바로 세우는토대가 됐다"면서 "`모든 것이 욕심에서 시작하니 서로 용서하고 화합하면 갈등이해결될 것'이라는 가르침은 값진 교훈으로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조사에서 "평화와 안정, 번영이 깃드는 한반도를 만들고 큰스님의 유업인 남북통일을 기필코 이뤄내겠다"면서 극락왕생을 빌었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김병호 의원이 대독한 조사에서 "큰스님의 가르침대로 일부가아닌 모두를 위한 진정한 개혁을, 원칙과 경륜이 존중되는 안정과 번영의 공동체를일궈나가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은 전국에서 온 스님과 각계 인사 및 신도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전국 본말사에서 동시에 다섯차례 타종하는 명종의식을 시작으로 삼귀의, 영결법요, 행장소개, 영결사, 종정법어, 추도사, 조사낭독, 헌화 분향순으로 엄숙하게 거행됐다. 영결식후 스님의 법구는 다비장으로 옮겨져 오후 1시 30분부터 다비식이 거행됐으나 불가의 전통적인 의식인 사리수습은 스님의 유언에 따라 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