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이나모리 카즈오 일본 교세라 명예회장(72)이 한국경제신문 창간 40주년과 자매지 한경비즈니스 창간 9주년을 기념,21일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방한 이틀째인 22일 오후 4시 전경련회관에서 특별강연회를 갖는다. 이번 강연회에서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과 혼돈시대 기업의 생존전략'이란 주제로 경영자와 기업이 추구해야 할 바른 길과 가치를 제시해줄 예정이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윤리 경영의 선구자로 꼽히는 데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재계의 표상으로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전기그룹 창업자),혼다 소이치로(혼다자동차 창업자)와 더불어 '일본의 3대 기업가'로 꼽힌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어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한국농업 근대화의 아버지 고 우장춘 박사의 사위이기도 하다. 1932년 규슈 남단 가고시마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 59년 27세의 젊은 나이에 맨주먹으로 벤처기업인 교세라를 창업,세계 최고의 파인세라믹 전문 회사로 키웠다. 벤처사업이 좀처럼 성공하기 어렵다는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벤처신화의 주인공인 셈이다. 특히 고비마다 불굴의 의지와 패기로 맞서 싸우면서 기업과 경영자가 추구해야 할 본연의 자세를 굳건히 지켜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창업 이후 사업영역을 전자디바이스,정보통신,광학정밀기기로 확대했고 교세라를 5만8천여명의 종업원에 1조1천4백억엔대의 매출액(2004년 3월 말 기준)을 올리는 거대 기업군으로 키웠다. 자회사만 1백59개사에 달한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일본이 낳은 가장 유명한 경영이론 중 하나인 '아메바경영'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소집단,부문채산제'로 요약되는 아메바경영은 말단조직의 신축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경영기법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열정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평소 그는 "기업은 시점과 상황에 따라 최적의 조직으로 분할,통합돼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이나모리 명예회장의 명성은 해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그의 경영이념과 철학을 본받으려는 젊은 경영자가 줄을 이으면서 공부모임인 '세이와주쿠'가 55개 지역에 설치돼 있을 정도다. 이나모리 카즈오 회장의 특별강연회는 공개로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