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약세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가운데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선진·신흥공업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가 개막됐다. 오는 21일까지 사흘간 계속될 이번 회의의 공식 의제에 '달러가치 급락'은 올라 있지 않으나 환율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가장 중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국 독일의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은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의 유로화 상승(달러가치 하락) 추세는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표현대로 '난폭한(brutal) 변화'를 보이는 것"이라며 "환율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집중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통화가치에 관한 민감한 문제이니 만큼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하고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이 공동의 입장을 찾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도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베를린 G20 회의에서 이 문제가 비공개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달러 약세를 계속 유지할 생각인 데다,ECB도 아직은 시장에 개입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공동의 대책 합의는 이뤄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G20 회의는 달러 약세보다는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거론하는 데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