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제12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의제는 △지역경제 현안과 △'인간안보' 두가지다. APEC은 경제협력과 무역자유화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경제 협력체이지만 근래 지역내 안보문제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테러근절,북핵 등도 주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지역경제 현안과 관련,그동안 APEC이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강력한 지지를 밝혀온 터여서 이번에도 이같은 입장이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무역기구(FTA) 체결을 지지하고,기업 친화적 FTA 환경조성을 위한 공동노력도 강조될 예정이다. 20일 1차 회의의 주의제는 '인간 안보'다. 세부적으로 △대테러 △교역 안전 △전염병 대책 등이 논의된다. 이 중 핵심은 대테러 공조방안 모색이다. 테러 척결에 적극적인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을 상대로 미국 주도의 새로운 안보체제 구축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19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교역확대와 산업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배석한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칠레가 발주하는 철도 공동교통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수주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SK건설이 ENAP 정유플랜트 사업을,현대상사·LG산전 컨소시엄이 철도 전력통신 공사를,대우버스가 산티아고 공공교통 현대화 프로젝트를 각각 수주하기 위해 뛰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산티아고에서 칠레동포들과 남미순방 네번째 간담회를 갖고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관심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자유당 시대를 완전히 독재시대,암흑시대로 생각했는데 그때 토지개혁,농지분배를 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 뒤 하나하나 다 얘기하지 않더라도 독재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산업화 과정을 이뤄왔고 여기까지 왔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산업화의 토대마련 차원에서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한몫씩 다 잘 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다음 시대에 숙제를 한가지씩 꼬박꼬박 넘기긴 했다"고 말해 부작용도 있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산티아고(칠레)=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