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를 외끌이로 떠받쳐온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면서 3.4분기 성장률이 4%대로 하락,사실상 올해 5% 성장은 불가능하게 됐다. 특히 수출둔화를 메꿔줄 것으로 예상됐던 내수도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면서 여전히 성장을 갉아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나마 설비투자가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 정도가 위안이라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물건너 간 5% 성장 지난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6%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3분기까지 성장률은 5.1%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 4·4분기 GDP 증가율이 4.5%이상을 기록하면 올해 연간성장률 5%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수출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는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어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콜금리를 인하한 직후 "올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떨어지고,내년 1·4분기는 그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회복 전망이 안보이는 내수 민간소비는 작년 2·4분기부터 1년6개월간 뒷걸음질을 거듭하고 있다. 1·4분기 -1.4%에서 2·4분기 -0.6%로 감소세가 둔화되는 듯 했지만 3·4분기에는 -0.8%로 더 악화,소비침체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비 가계시설비 교통비 오락문화비 음식숙박비 등 소비관련 주요 항목이 대부분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1·4분기 11.9%,2·4분기 6.3% 증가했던 통신비 지출도 3.9%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3·4분기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4%포인트를 나타냈다. 민간소비만 현상유지를 했다면 3·4분기에도 5% 성장이 가능했을 것이란 게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소비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그동안 기업들이 생산해 놓은 생산품 제고와 미분양주택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계속 감소세를 나타냈던 재고물량은 3천6백73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건설 위축·수출 증가세 둔화 3·4분기 중 건설업 성장률이 고작 2.0%에 그치면서 건설경기가 본격 하강국면에 들어섰음도 뚜렷해졌다. 작년 4·4분기에 8.4%를 기록한 이후 올해 1·4분기 4.5%,2·4분기 3.6%를 거쳐 경착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다. 수출 증가율도 둔화 조짐을 보였다. 3·4분기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6% 늘었지만 지난 1·4분기 26.9%,2·4분기 27.2% 등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 최근의 환율 하락으로 향후 수출은 둔화추세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설비투자가 작년 동기보다 6.7% 늘면서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지난해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반사효과여서 실제 설비투자 증가폭은 그다지 큰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