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9시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육군 12사단 을지부대 소속의 김칠섭 소령(34·학군 30기)이 위험 상황에 처한 부하를 살리고 자신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김 소령은 대대 전술훈련을 마치고 통신장비를 철거하던 중 무전기 안테나가 고압선(2만3천V)에 걸려 감전된 통신병 1명을 구했으나 정작 본인이 감전돼 민간 병원으로 후송 도중 숨졌다.

이번 사고는 허석환 상병(21)이 이날 오전 짙은 안개 속에서 김 소령 등과 함께 훈련을 마치고 통신장비를 철거하던 중 손에 잡고 있던 10m 높이의 무전기 안테나가 고압선에 닿으면서 발생했다.

허 상병은 고압선이 몸속으로 흐르는 순간 안테나에서 떨어져 뒤쪽으로 쓰러지면서 가벼운 화상만 입었다.

고압 전류는 안테나와 연결된 천막 속 무전기에도 흘렀으며 그 때 무전기를 만지고 있던 정훈민 일병(20)도 감전돼 온몸을 떨고 있었다.

김 소령은 감전된 뒤에도 여전히 손이 무전기에 닿아 있는 정 일병을 보고 급히 달려가 허리를 잡아당겨 구했으나 자신은 심장 쪽으로 고압 전류가 관통해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김 소령의 영결식은 21일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임운택 사단장(소장·육사 31기) 주관으로 사단장으로 엄수되며 유해는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