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동양종금증권 상무는 "채권이 은행 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유망 상품인 데도 일반인들은 유·불리를 따져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은행에만 돈을 맡겨두는 경향이 강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반인 1백명 중 90명가량은 채권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초저금리 추세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개인들도 채권을 필수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고채 투자는 당분간 피해야 김 상무는 채권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처럼 하향세(채권값 강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내수 회복의 조짐이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경기 때 금리는 하락하거나 횡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채권 수요와 공급도 금리 하락 요인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김 상무는 "국고채 금리(3년물)는 현재 연 3.4%대 수준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0.5%포인트가량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개인은 국고채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그는 권고했다. 김 상무는 "현재 국고채 1년짜리 금리는 연 3.3%인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이고 일부 은행 특판상품 금리는 연 4%에 육박하기도 한다"며 "당분간 국고채 투자 대신 정기예금에 가입하고,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정기예금보다 금리 메리트가 높은 회사채에 일정 부분을 분산 투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남아 있는 유망 회사채 문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회사채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중반까지 2년 동안은 비교적 금리가 높았던 카드채와 BBB급 회사채가 있었다. 김 상무는 앞으로는 두 가지 회사채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하나는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금리 채권'인 LG카드채다. 그는 "추가 증자와 감자 등의 우려로 LG카드 회사채 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보이겠지만 이 시점을 이용해 만기가 짧게 남아 있는 LG카드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만기 3개월이 남은 초단기 LG카드 회사채 수익률은 현재 6%대에 이른다. 이와 함께 부동산 관련 ABS에도 주목하길 권했다. 부동산 관련 ABS는 은행이 시행사 등에 해준 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유동화시킨 채권이다. 정부가 내년에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하고 부동산 규제도 일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 ABS는 앞으로 꾸준히 발행될 전망이다. 김 상무는 이 ABS는 대형 건설사의 보증이 있어 비교적 안전성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런 ABS의 BBB0등급 금리는 연 6%대 초반(만기 2년 기준),BBB-급은 연 6.5∼7%의 수익이 가능하다. 그는 거액 자산가라면 지난 98년 이전에 발행된 달러표시 외평채나 달러표시 국내 기업 회사채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설명했다. 99년 이후에 발행된 채권들과 달리 이들 채권은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현재 연 2.5∼2.6%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의 채권투자 요령 김 상무는 채권에 투자할 때는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채권투자는 꼭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 예금은 중도 해약해도 원금이 보장되지만 채권은 금리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그는 고액 투자자가 아니면 딜링(매매)을 통한 채권매매 차익을 노리지 말고 '투자기간=채권만기'의 매칭 전략을 써 투자시점에서 수익률을 확정시키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만기가 1년 미만 남은 채권에 대한 투자는 BBB0급이나 BBB-급도 가능하겠지만,투자기간이 2년 이상일 때는 BBB+급 이상으로만 투자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개인은 BB+ 이하의 이른바 투기등급 채권은 손을 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채권에 투자할 때는 신용평가사들의 신용평가 내용 정도는 반드시 읽어보길 권했다. 적어도 내가 투자한 채권이 왜 그만한 등급의 신용도를 갖고 있는지 등의 기본적인 사항은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 [ 채권투자 6계명 ] 1.투기등급 회사채 투자는 피하라 2.부동산 관련 채권과 LG카드채를 주목하라 3.투자기간과 채권 만기를 일치시키는 매칭전략을 사용하라 4.채권투자는 꼭 여유자금으로 하라 5.투자기간별로 회사채 신용등급을 달리하라.기간이 길수록 신용등급은 높아야 한다 6.금리 하락기에는 국고채보다는 은행 예금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