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기 읽기'] 美달러가치 하락과 국제간 자금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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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로 달러가치가 폭락하면서 변화조짐이 일고 있는 국제간 자금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가 최대관심이 되고 있다.
먼저 국제금융시장 여건부터 살펴보면 세계경기는 이미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강국면에 진입했다.
대부분 예측기관들은 올해 4%대로 예상되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내년에는 3%대로 약 1%포인트 정도 둔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별로는 쌍둥이 적자와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미국경제와 경기조절에 나서고 있는 중국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경제와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국가들은 구조조정과 높은 원자재 가격을 바탕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차는 커다란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이후 미국 등이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비슷한 폭으로 동반 인상하고 있는 데다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인상폭과 시기는 축소되거나 늦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향후 국제간 자금흐름에 있어서 주목해야 할 두가지 변수가 있다.
하나는 미 달러가치 하락폭이 금리인상폭보다 커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처럼 급격한 달러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낮은 금리의 달러를 빌려 고수익을 노리고 비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의 향방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변수는 투기자금들의 활동이다.
앞으로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선진국들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자금을 모집한 글로벌 펀드의 특성상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지역간 혹은 투자대상별로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하에서 국제간 자금흐름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지역별로는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와 러시아,고유가에 따라 특수가 기대되는 중동,미국의 끌어안기로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중남미에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의 고정환율제 포기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풍부한 외환사정과 한계에 달한 수출규모를 감안하면 더 이상 고정환율제 유지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중국을 대상으로 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산업별로는 경기에 덜 민감하면서 기술업종의 장점을 함께 갖고 있는 융합업종이 비교적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어떤 업종이든 현금흐름과 기업실적에 따라 기업간 혹은 산업간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차별화(nifty-fifty) 장세는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대상별로는 주식,채권,부동산과 같은 기존 투자수단의 수익률은 하향 평준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전문적인 운용주체가 관리하는 각종 펀드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대안투자가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세계경기 둔화와 달러약세에 따라 금(혹은 골드뱅킹),스위스 프랑 등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욕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대부분 글로벌 자금들의 투자성향이 갈수록 투기펀드와 벌처펀드 성격이 강해지고 있는 점이다.
선진국 이외의 국가일수록 정책적으로 국내자본을 육성하는 과제와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개인들의 자산운용에 있어서는 위험관리가 더 중요해 지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