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는 11월들어 상승세지만 1만1천엔대 박스권을 좀처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고,경기전망도 불투명해 금주에도 1만1천엔선을 놓고 공방전이 예상된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주 월요일 반짝 상승한 뒤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 3일 연속 떨어졌다. 주초 기분좋게 출발했던 일본증시의 최대 악재는 엔화 가치의 급등세였다. 미국의 재정 및 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백3.65엔(도쿄시장기준)까지 치솟아 4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엔화 급등은 증시에 악재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0일 오전 칠레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강한 달러'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가 진행돼,곧 1백엔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발표된 일본의 3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마이너스 0.1%로 6분기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락해 경기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마키노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경제가 지난 2분기를 정점으로 후퇴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증시 외부 여건이 불투명해 투자자들이 당분간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소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이테크주 중 실적 호전이 두드러진 소재주 등 중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트닉스는 지난주말 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휴대전화용 기판메이커인 이비덴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무라증권의 와코주이치 스트레이티지스트는 "국내외 악재에도 불구,하방 경직성이 확인된 만큼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