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최근 코스닥 정보기술(IT) 관련주 보유 지분을 부쩍 늘리고 있다. 11월 들어 외국인 지분율 증가 상위 10개사를 모두 IT 업체가 차지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꾸준한 오름세와 IT 업황 바닥론 등에 힘입어 코스닥 IT주들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늘거나 액면분할 등으로 유동성을 갖춘 IT 업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 IT주에 관심 2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많이 오른 곳은 심텍 네오위즈 안철수연구소 상화마이크로 유일전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곳 중 디스플레이 장비,휴대폰 부품,인터넷 등 IT 부문이 대부분이었고 비IT주는 8위의 하나투어뿐이었다. 외국인들이 보유 지분율을 가장 많이 높인 곳은 빌드업 PCB(인쇄회로기판) 업체인 심텍으로 이달 들어 5.10%포인트 늘었다. 지난 5일 최대주주가 시간외 매매를 통해 외국인에게 지분 일부를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실적이 호전된 데다 4분기 반도체 부문 투자 호조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은 인터넷 후발주 '사자'에도 나섰다. 네오위즈와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지분율이 4%포인트가량 증가했다. 디스플레이용 장비·부품 업체 가운데 LCD용 초정밀 커넥터 업체인 우주일렉트로와 PDP용 ASIC(주문형 반도체) 업체인 상화마이크로를 사들였다. 휴대폰 부품 업종에서도 그 동안 낙폭이 컸던 상위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KH바텍 유일전자 인탑스 등의 지분율을 각각 2~3%포인트 정도 높였다. 외국인들의 이달 순매수 패턴은 그 동안과는 사뭇 다르다. 8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굴뚝주들이 대거 포진했다. 지난 10월에는 순매수 상위 10곳 가운데 6곳이 비IT주였다. 1∼3위를 동국산업 키이 쌍용건설 등 굴뚝주가 휩쓸었다. 지난 9월에도 상위 5개 종목 중 인선이엔티 코엔텍 쌍용건설 등 굴뚝주가 3개를 차지했다. ◆업황 낙관론이 배경 일부에서는 외국인들이 코스닥 IT주에 대해 본격 매수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IT 관련주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니다"며 "낙폭과대주에 대한 '입질' 수준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IT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으로 외국인들이 매매 패턴을 이처럼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업황 부진으로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이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늘거나 액면분할 등을 통해 유동성이 증가한 코스닥 IT업체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