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元)화 평가절상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상하이와 홍콩 등의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위안화 절상을 노린 외국 투기성 자금이 급속하게 유입되고 있고,상하이에서는 달러화 투매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금융계가 '위안화 쇼크'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평가절상 언제 하나 상하이 홍콩 등의 외환전문가들은 위안화 평가절상이 시기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분석한다. 실질적으로 달러화에 고정된 위안화가 달러가치 약세로 인한 절상압력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제 외환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약 10∼20% 저평가돼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급속한 평가절상은 중국정부의 금융개혁 작업에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2천7백48억달러에 달하는 금융회사 외환자산 가치를 축소,은행의 자산부실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게 중국 금융당국의 우려다. 중국은 현재 하루 0.3%로 제한돼 있는 환율변동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평가절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내년 초 환율변동폭을 기존 0.3%에서 3%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홍콩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투기자금의 홍콩 유입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린 대규모 해외 투기성자금이 홍콩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이달 들어 약 1백40억 홍콩달러를 투입,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홍콩금융관리국은 "각 금융회사에 예치된 달러가 약 1백51억달러에 달해 정상 수준보다 6배를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으로 몰린 국제 투기성자금은 홍콩증시 H주(중국 국유기업 주식)를 매입하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뤄질 경우 중국기업 자산가치가 상승,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가 투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주말 홍콩 H주식 지수는 4,843포인트를 기록,3개월 전보다 약 23% 상승했다. 특히 국제헤지펀드의 큰손인 워런 버핏은 홍콩증시에서 중국석유(中國石油) 주식을 13%나 매입,핫머니의 홍콩증시 공격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또 중국의 대표적인 보험업체인 중국인수(中國人壽) 주식 5%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들의 달러 투매 위안화 평가절상이 가시화되면서 중국인들은 은행 외화예금을 대거 런민비(人民幣) 예금으로 전환하는 등 달러화 팔기에 나섰다. 상하이 중국은행지점의 경우 런민비로 환전된 달러 예금액이 지난 8월 약 1억8천만달러에 이른 데 이어 9월과 10월에 각각 17%,34%씩 늘어났다. 이와 함께 중국 곳곳의 암달러 시장에서는 달러를 팔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은행 환율보다 오히려 더 낮은 수준에 암달러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또 해외에서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리고 음성적으로 들어온 외화가 암시장으로 몰리면서 수급균형이 깨져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